■ 무상 교육복지 3대 프로그램 예산낭비 실태
“매일 간식비 1만 원에 교사 인건비 2만 원이 들어가지만 이용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이걸 왜 운영하나 싶다. 예산 낭비가 아닌가.” A초교 교사의 말이다.
○ 0.32%만 오는 돌봄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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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초교 관계자는 “강남지역은 도우미가 있어 아침 돌봄교실 이용자가 거의 없다. 교육청에 야간 돌봄교실도 시행 중이라고 보고했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오후 6시면 집에 간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B초교 관계자도 “5, 6명(전교생의 0.81%)만 아침 돌봄교실을 이용한다. 학교보안관이 오전 7시 반부터 있어서 바로 교실로 가도 되는데 인건비가 아깝다”고 했다.
전교생의 0.41%만 아침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서울 중랑구 C초교 관계자는 “수요조사를 통해 필요한 경우에만 열어야 하는데, 학교장경영능력평가에 반영되니 무조건 운영하려는 학교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공짜라 안 오는 토요프로그램
예산이 샌다는 지적은 토요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올해 주5일제 수업이 전면 도입되면서 교과부는 토요프로그램 운영비로 1169억 원을 지원했다. 학생이 특기적성이나 문예체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돕는 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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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에 따르면 토요프로그램 참여율은 3월 첫째 주 8.8%, 둘째 주 13.4%, 셋째 주 18.4%였다.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전체(1만1249개교)의 89.2%. 하지만 이용 학생은 극히 적다. 특히 서울은 전체 학교의 94.9%가 토요프로그램을 열지만 참여율은 7.6%다. 서울 강동구 E초교 관계자는 “수익자 부담인 평일 방과후학교는 참여율이 높다. 하지만 토요프로그램은 반대로 결석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 창피할까봐 기피하는 저소득층 지원제도
취약계층의 교육 문화 복지를 통합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교육복지우선지원 예산도 같은 처지다. 올해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학교 1804곳에 총 1600억 원을 지원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예산이 남았다.
서울 F중은 지원받은 예산 4480만 원 중 2000만 원이 남았다. 최근 영화 관람을 실시했지만 참여 학생은 9명에 불과했다. 당초 참가 목표였던 70여 명에 크게 부족했다. 학교 관계자는 “자기가 저소득층이라고 낙인 찍힐까봐 학생들이 참여를 잘 안 한다. 먹고 마시는 데 쓰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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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H중 행정실장의 지적은 핵심을 찌른다. “지역별 계층별 차이를 고려해 차등 지원해야지, 무조건 주면 참여율이 떨어지고 예산만 낭비된다. 차라리 그 돈을 경상비로 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전기료가 올라 난방비가 걱정인데….”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