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매체 보쉰 주장 “보도했던 NYT 기자 살해협박 받아 한때 피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일가의 3조 원대 재산 보유설을 보도하기 전에 NYT 소속 기자가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본보 27일자 A2면
원자바오 일가 알고보니 巨富? “가족-친척 명의로 3조원 보유”
미국에 서버를 둔 반중(反中) 매체 보쉰(博訊)은 30일 NYT의 데이비드 장 기자가 원 총리 일가 관련 기사가 보도된 25일 이전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살해 협박을 받고 잠시 일본 도쿄(東京)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보쉰은 6월 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가족의 재산을 보도한 미국 블룸버그뉴스도 같은 유형의 위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쉰은 기자들을 협박한 사람이 원 총리나 시 부주석 측 인사라는 점을 암시했다며 이는 해당 사건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좌파들의 음모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살해 협박을 원 총리와 시 부주석 측에 뒤집어씌우기 위한 의도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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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쉰은 과거 장쩌민(江澤民) 사망설 오보 등을 낸 적이 있다. 동아일보는 NYT의 해당 기자에게 직접 확인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보쉰은 원 총리가 당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자신에 대한 전면적이고 공개적인 조사를 요구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원 총리는 또 “부패 조사 기구에 중국과 외국 매체 대표들이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조사 결과 어떤 부패라도 드러나면 즉각 사임하고 당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법에 따른 처벌도 받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중국 관영매체도 원 총리와 관련한 추문을 불식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관영 중국중앙(CC)TV의 뉴스채널은 29일 매 시간 주요 뉴스로 지난해 사망한 영국 공영방송 BBC의 ‘국민 앵커’ 지미 새빌의 성추문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BBC가 작년 12월 자체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새빌의 성추문 의혹을 보도하려 했을 때 이를 저지한 마크 톰프슨 사장이 최근 NYT의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됐다는 점을 부각해 이 신문의 도덕성을 깎아내리겠다는 의도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