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혁수 SK코치. 사진제공|SK와이번스
광고 로드중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충암고∼경희대를 거쳐 1993년 쌍방울에 입단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프로에 들어왔지만 2루로 슬라이딩하다 무릎십자인대가 파열됐습니다. 이듬해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어깨가 탈구됐습니다.
또 재활. 우여곡절 끝에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다시 팔이 빠졌습니다. 병원에서 더 이상 야구선수를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울면서 유니폼을 벗었습니다. 야구를 못해서도 아니고 다쳐서 그만둬야 한다는 게 서러웠습니다. 물론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다는 것을….
광고 로드중
이뿐만이 아닙니다. 팀이 8연패에 빠졌던 7월 외야수비코치에서 3루 작전·주루코치로 전격 발탁됐습니다. 제 손짓 하나에 경기가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에 얼마나 부담이 컸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감독님이 “부담 갖지 마라. 책임은 내가 진다”며 힘을 실어주셨고, 코치님들도 “잘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셨습니다.
다행히 제가 3루를 맡고 팀의 연패가 끊어졌습니다. 제가 이런 선수들과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다니, 인생 참 아름답지 않나요?
제 소박한 꿈도 있습니다. (봉)중근이, (박)병호, 채병용이, 최윤석이, (김)광삼이 등 제자들과 멋 훗날, 나이가 들어 한 야구장에 모여 옛이야기를 나누며 야구경기 한번 신나게 하는 겁니다. 그날까지 오늘도 3루에서 열심히 팔을 돌리겠습니다.
광고 로드중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