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국제우주연맹 아시아태평양그룹 의장
이번 대회는 최근 한미 간 미사일 지침 개정을 계기로 새로운 국가 우주안보전략이 필요한 시점에서 주요 우주 선진국들의 우주시장 동태 파악을 통한 국제 우주 안보 메커니즘의 현주소를 파악해 보는 기회였다. 또 지속적인 우주개발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바람직한 중장기 국제 우주협력의 방향을 찾아야 하는지, 내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63차 대회에서 한국이 아태지역 의장국으로서 어떤 프로그램으로 회의를 주도적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게 해주는 자리였다.
21세기에는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한다. 실제로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국가안보의 중심축은 차츰 우주로 향하고 있다. 또 각국의 인공위성과 로켓 기술의 개발 및 활용은 지구탐사 및 우주개발 측면과 아울러 국토방위 측면의 양면성을 갖고 계속 발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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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보방위 분야에서는 중국의 급속한 우주개발 발전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공동견제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미일 공동개발 중·단기 미사일 요격 프로그램’은 중국뿐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응한 견제수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프랑스 독일 중심의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과 영국 최대 방산업체인 BAE 간의 유럽 우주항공방위그룹 형성 움직임은 국가 이익을 고려한 유럽의 독자적 방위 억제책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EU는 우주개발활동 행동규범을 제정해 중국 인도 등 신흥 우주개발국에 대한 견제와 정책적 방어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런 국제적 움직임은 복잡한 우주협력 메커니즘 속의 타협을 배경으로 선출되는 국제우주연맹 신임 의장 선출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즉, 일본이 미국 유럽과의 긴밀한 공조로 중국이 지지하는 캐나다를 제치고 차기 회장에 선출됨으로써 내년도 중국에서 개최하는 IAC를 앞두고 동북아 지역에서 우주외교의 균형 역할을 하기 위한 지렛대를 사전에 만들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는 아태지역 그룹 의장국으로서 내년 대회에서는 적극적으로 아태지역의 협력을 주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하여 우리의 입지를 확보하고, 개도국 우주협력 틈새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최대한 마련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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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국제우주연맹 아시아태평양그룹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