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말 1040원까지 하락”… 그룹 경제硏, 점점 낮춰잡아“영향 크지 않을 것” 분석도
○ 1040원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
LG그룹의 경우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080원으로 예상한 지난달 전망치를 수정해 이를 최근 1070원으로 낮췄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상황이 변한 만큼 환율 전망치를 다소 낮췄다”며 “내년 말 시점의 환율은 달러당 1040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040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였던 지난해 7월 27일 1050원보다 더 낮은 수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11일 발간한 ‘2013년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환율이 계속 하락하겠지만 하락 폭은 소폭에 그쳐 연평균 1100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비중이 75∼80%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현대차는 매출이 1200억 원, 기아차는 800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로드중
○ “이미 잘 대비, 타격 없다” 반론도
반대로 해외 원자재를 구입하는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들은 원화 가치가 오르자 속으로 웃음을 짓고 있다. 항공유 구입비용이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업의 경우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735억 원의 평가이익이 생기고 아시아나항공은 약 87억 원의 효과를 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곡물 원재료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CJ제일제당은 환율이 10원 내릴 때 연간 30억 원가량의 이득을 본다.
수출 중심의 대기업 역시 이미 해외 현지생산 비중이 높고 해외에서 조달하는 부품 비중이 높은 만큼 원화 강세가 그리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전체 물량의 56%, 기아차는 40%가 외국에서 생산돼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예전에는 달러로만 결제하던 것을 대부분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바꿔서 원-달러 환율 영향이 예전처럼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3월 18개 품목의 수출기업 988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기업들은 손익분기점 환율을 1069원으로, 중소기업들은 1074원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업체의 80% 이상은 환율이 이 아래로 내려갈 경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보는 ‘수출에 적정한 환율’은 대기업은 1129원, 중소기업은 1137원이었다.
광고 로드중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