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성수기가 끝난 영화 시장에 개봉일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10월에 개봉하는 영화는 모두 47편이다. 미스터리, 다큐멘터리, 드라마, 액션, 멜로 등 장르도 다양하다.
겉보기엔 극장가의 ‘메뉴판’이 풍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이 있다. 극장 성수기인 여름철 블록버스터들의 스크린 독점으로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하던 ‘작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이 영화들에는 축구 경기의 죽음의 조를 연상시키는 ‘죽음의 주(週)’가 아닐 수 없다.
CGV 측은 “작은 영화까지 포함하더라도 하루에 17편이 한꺼번에 개봉하는 일은 이례적이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하루 평균 5, 6편의 영화가 개봉된다(2011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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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국내 흥행 대작들의 변칙 개봉도 작은 영화들의 개봉 시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1000만 관객을 목전에 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돌연 2주나 개봉을 앞당겨 다른 영화들이 스크린을 잡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특히 ‘광해’ 외에도 ‘다크나이트 라이즈’ ‘도둑들’ 등 대형 흥행작이 많아 여름 개봉이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영화들의 가을 개봉에는 복잡한 속사정이 있지만 영화 팬들의 입장에서는 모처럼 다양한 영화를 골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18일에 개봉한 ‘아기 거북 토토의 바다대모험’, ‘위대한 비행’은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다큐멘터리 영화다. ‘미쓰 마마’와 ‘맥코리아’는 각각 단 15개 스크린으로 개봉한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