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에 발탁돼 정계 입문… 후진타오 정권서도 책사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왕후닝(王호寧·57·사진)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외교 사령탑으로 유력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당의 정책 연구 기능을 총괄하고 있는 왕 서기가 임명된다면 각 부서 간 조율이 부족한 외교 관련 기구의 개편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기 외교부장(장관)으로는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이 거론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중국 외교라인은 부총리급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끌고 있다. 당내 지위는 부총리가 당 중앙정치국 위원인 데 반해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중앙위원이다. 중앙정치국 위원 신분의 외교 담당 부총리가 탄생하면 1998년 첸치천(錢其琛) 외교부총리 은퇴 이후 15년 만에 외교 사령탑의 지위가 복권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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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10월 상하이(上海)에서 출생한 왕 서기는 상하이사범대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한 뒤 푸단(復旦)대에서 국제정치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6세인 1981년 최연소로 푸단대 교수로 임명됐다. 1988년부터 1년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방문교수를 지내 서구 정치를 잘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5년 장쩌민 전 주석에게 발탁돼 중앙정책연구실에 근무하면서 정계에 발을 디뎠다. 장 전 주석이 왕 서기의 저서 ‘신권위주의’의 주요 대목을 외울 정도로 신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주석 퇴임 이후 학계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후 주석이 그를 곁에 두고 조언을 구해 2대에 걸쳐 외교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