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송車 운전자가 슬쩍… 경찰이 도난사실 알려줘“공기업 자산관리 허술” 비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5년간 열차에 공급되는 경유 75만 L(13억원 상당)를 도둑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범인을 붙잡아 도난 사실을 알려주기 전까지 코레일은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3일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실에 따르면 코레일은 2008년 10월 22만 4000L, 2010년 2월 1만5590L, 2012년 3월 51만4000L 등 세 차례에 걸쳐 약 75만3590L를 도난당했다. 코레일이 열차 운행을 위해 공급받는 경유는 연간 1억8000만 L 규모로 정부기관 중에서는 국방부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경유 도난은 주로 중간 유통과정에서 이뤄졌다.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등 코레일과 공급 입찰계약을 맺은 정유사는 2만 L급 유류 탱크로리 차량을 운행하는 수송계약업체를 통해 코레일에 연료를 공급한다. 그런데 일부 유류 수송차량 운전자가 탱크에서 한 번에 1000L 정도를 빼내고 대신 물을 채우거나 탱크 안에 비밀 탱크를 추가 설치하는 방식으로 경유를 빼돌려 시중가보다 싸게 판매했다.
박기춘 의원은 “코레일을 포함해 유류를 사용하는 국가기관에서 이런 문제를 안고 있을 소지가 큰 만큼 관리 실태를 재점검하고 엄격한 감독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