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392개 기업 채용실태 조사했더니… 中企 대졸신입 절반, 1년도 안돼 퇴사
이모 씨(27·여)는 3월 동료와 함께 이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백수’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제대로 따져 보지도 않고 원치 않는 회사에 입사한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며 “퇴사한 동기들 중 일부는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다른 회사로 적을 옮겼지만 나처럼 공무원 시험을 보려는 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직장을 구한 신입사원들의 조기(早期) 퇴직률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청년 취업난 속에서 ‘바늘구멍’을 뚫고 직장인이 된 신입사원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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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들의 퇴사 러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심각했다.
대기업의 최종합격자 입사 포기율은 6.2%, 1년 내 조기 퇴직률은 8.6%였다. 100명을 선발했다고 가정했을 때 1년이 지나고도 남는 인원은 86명으로 14명의 인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입사 포기율이 25.1%이고 1년 내 조기퇴직 비율도 30.6%에 달해 평균적으로 100명의 합격자 중 1년 뒤 남아 있는 인원은 52명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이탈 현상이 대기업의 3.4배에 이르는 셈이다.
동아일보 DB
올해 조사에서는 ‘공무원 및 공기업 취업 준비’(12.4%) 또는 ‘진학 및 유학’(6.4%)을 위해 회사를 그만둔다는 응답의 비율이 2010년(9.6%)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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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의 원인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달랐다. 대기업 신입사원의 경우 공무원 준비 및 대학원 진학을 위해 회사를 그만둔다는 비율이 40.6%였다. ‘조직 및 직무 적응 실패’가 원인이라는 응답은 43.8%였고 ‘급여 및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이라는 답은 15.7%에 그쳤다.
반면 중소기업은 ‘급여 및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이 29.2%였고 ‘근무지역 및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이 17.5%로 나타나 절반 가까운 인원이 회사에 대한 불만 때문에 조기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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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