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벤처붐’ 기회 살리자
앞으로 청년실업 해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창업 초기 벤처기업들이 은행권의 ‘대출 양극화’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신생 벤처기업이 어려워지면 10년 뒤 중견 벤처로 성장해 만들 수 있는 청년 일자리도 그만큼 줄게 된다.
24일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넘긴 유망 벤처기업 381개의 고용 증가율(2010년 대비 2011년 기준)은 평균 6.8%로 대기업(2.26%)의 3배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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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동아일보가 입수한 2010∼2012년 신용보증기금의 중소기업 신규 보증 규모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신용등급 ‘우량 및 양호(K1∼6등급)’ 기업에 지원된 보증 규모는 2조901억 원으로 2010년 2분기 1조9284억 원보다 1617억 원 늘었다.
반면 대부분의 신생 벤처기업이 속한 신용등급 ‘보통 이하 및 미흡(K11∼15등급)’ 기업에 대한 보증 규모는 같은 기간 9129억 원에서 7067억 원으로 2062억 원 줄었다. 전체 보증액에서 이들 기업에 지원된 비중도 이 기간 20.3%에서 16.9%로 3.4%포인트 감소했다.
실제 집행된 대출 잔액에서도 이런 경향은 그대로 반영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등급 우량(1∼4등급) 기업에 대한 대출 잔액 비중은 2008년 12월 37.6%에서 올 7월 말 44.5%로 6.9%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비우량(5∼6등급) 기업은 같은 기간 56.5%에서 47.6%로 8.9%포인트 줄었다.
이는 은행들이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신용등급이 높은 중견기업 위주로 대출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외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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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성장의 초기 길목에 들어선 창업 4년차 벤처기업들이 충분한 자금을 공급받지 못하면 지난해부터 촉발된 ‘제2의 벤처 붐’은 금방 시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