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베벌리힐스에 ‘고급 건축 넘버원’ 자존심 우뚝
쌍용건설이 16일 완공한 6성급 W호텔은 싱가포르의 대표적 관광지인 센토사섬 동남부 해변가에 자리잡고 있다. 500석 규모의 연회장, 요트 선착장, 최고급 레스토랑, 수영장, 개인용 스파 등의 부대시설을 갖췄다. 쌍용건설 제공
개장 2주 전인 지난달 30일 W호텔 안팎은 막바지 손질에 한창이었다. 현장 소장인 한승표 쌍용건설 부장(50)은 “싱가포르의 ‘국부(國父)’ 리콴유 전 총리의 생일인 9월 16일 문을 열기 위해 개장일을 몇 주 앞당기다 보니 일이 바빠졌다”고 설명했다.
○ ‘마리나베이샌즈’보다 어려운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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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장은 그중에서도 “호텔 전체에 센토사 섬의 명물인 나비를 연상시키는 소품을 진열하고, 이 소품이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독특한 것이어야 한다”는 CDL의 요구를 가장 까다로운 주문으로 기억했다. 그는 “미국, 유럽 등의 인테리어업체를 모두 수소문해도 발주처의 요구를 맞출 수 없었는데 결국 인도에서 가까스로 고객의 마음에 드는 소품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토사 코브의 바닷가 저택은 1채에 평균 2000만 달러(약 240억 원)가 넘을 정도로 비싸다. 한 부장은 “주변에 사는 부호들이 ‘타워크레인이 내 집과 요트 위를 오가는 바람에 시끄럽고 불안해서 못 살겠다’며 툭하면 민원을 제기하곤 했다”며 “한 부호의 집 앞에서 밤을 새워 기다려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적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다운 현장소장
W호텔 시공책임자인 쌍용건설의 한승표 부장은 22년째 싱가포르 생활을 하고있다. 그는 “이곳에서 워낙 오래 생활하다 보니 때론 회사 동료들조차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걸 잊어버리곤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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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장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한국 직원과 싱가포르 직원의 가교(架橋)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전 세계 고급 건축 공사의 최전선”이라며 “소음 및 안전 관련 규제가 워낙 엄격한 데다 감리, 감독도 까다롭고 철저해 현지 직원들의 협조를 받지 못하면 선진국 건설회사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부장은 “20년 넘게 싱가포르에 살다 보니 까무잡잡한 피부 등 외모조차 현지인과 비슷하게 변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22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싱가포르 거주를 택하겠다”며 “싱가포르 사람 누구나 ‘고급 건축 1등 회사=쌍용건설’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