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美 국방 만나 “불개입 약속 지켜달라” 육해공군 참가 섬 폭격-상륙훈련 언론공개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은 18일 “영토주권을 지키기 위해 한발 더 나가는 행동을 할 권리가 있지만 유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부장은 이날 중국을 방문한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을 둘러싸고 양국 간 대립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나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한 군사행동까지는 안 갈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량 부장은 “우리는 여전히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희망한다”면서도 “현재의 긴장 고조 상황은 완전히 일본 탓”이라고 말했다. 양 부장은 패네타 장관에게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범위에 센카쿠가 포함되는 것에 적극 반대한다”며 “미국의 불개입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패네타 장관은 “모든 당사자들(중국과 일본)이 진정하고 대화 채널을 유지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10일 센카쿠 열도 국유화를 선언한 이후 중일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패네타 장관이 얼마만큼 양국 간 마찰을 조율할지 주목되고 있다. 패네타 장관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 측에 어떤 견해를 밝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18일 사설에서 “패네타가 한쪽 편을 들지 말 것을 희망한다. 중일 분규를 확대시키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 방문에서 센카쿠 열도가 미일 안전보장조약의 대상이라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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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 성의 ‘호랑이 연대’라는 특수부대 군인들이 섬 상륙훈련을 하는 장면이나 센카쿠 열도 해역을 관할하는 동해함대의 실탄 훈련 모습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센카쿠 열도 분쟁을 둘러싸고 중국의 군사적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