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단일화 진짜승부 시작
손 잡은 4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들이 16일 경기 고양시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지역 경선에서 문재인 대선후보 선출 발표 후 함께 손을 잡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김두관, 문재인, 손학규 후보. 고양=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번 경선은 출발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은 문 후보의 일방적 우세로 이어졌다. 관심은 ‘누가 1등인가’가 아니라 ‘결선투표로 갈 것인가’였다. 이는 경선에서 박진감을 빼앗아갔다. 여기에 모바일 투표를 둘러싼 잡음과 당 지도부의 불공정 시비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경선 흥행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문 후보가 초반부터 압도적 선두를 지키면서 밴드왜건효과(유권자들이 1위 후보에 동조하는 현상)가 강해져 경선 막판에 지지율이 반등했고, 이로 인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협상에서 민주당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문 후보의 최대 승리요인은 ‘모발심(모바일 민심)’이었다. 2위로 경선을 마친 손학규 후보는 대의원 및 당원이 참여하는 현장 투표에선 중반까지 문 후보를 앞서며 계속 반전을 시도했지만, 모바일 투표에서 압도적 우세를 지킨 문 후보를 넘어서지 못했다. 총 투표자 61만4257명 중 모바일 투표자는 58만6008명으로 95%가 넘는 압도적 비중이었다. 대의원과 당원이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16일 “모바일 투표 결과가 속속 공개되면서 10번째 충남 경선부터는 현장 투표마저도 ‘문 후보 대세론’에 밀리기 시작했고 이후엔 손 쓸 방법이 없었다”며 “결국 모바일 투표가 승부를 갈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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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이미 대선을 향해 너무 깊숙이 들어간 만큼,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한 순순히 양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시기는 빨라야 10월 말, 늦으면 11월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안 원장이 출마를 선언하고 두 후보가 어느 정도 대선 행보를 거친 뒤인 추석 이후의 여론조사 결과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