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美회사에 개발 위임… 발매 2주만에 200만장 돌파
엔씨소프트 ‘길드워2’.
한국 기업이 투자해서 개발된 게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다. 엔씨소프트는 16일 이 회사가 만든 새 게임 ‘길드워2’가 지난달 28일 발매된 뒤 약 2주 만인 13일 기준으로 판매 200만 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장당 가격이 59.99달러(약 6만7000원)임을 감안하면 매주 670억 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이는 디아블로3와 비교하면 적은 숫자다. 디아블로3는 발매 첫 주에 세계적으로 630만 장을 팔았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이 많은 물량이 판매돼 블리자드는 “돈을 주고 산 게임에 접속조차 할 수 없다”는 사용자들의 거센 비난을 들었다.
이런 성공은 길드워2의 독특한 제작 방식 덕분이다. 모든 권리는 엔씨소프트가 갖고 있지만 게임을 개발한 건 미국 시애틀에 있는 작은 게임회사 ‘아레나넷’이다. 엔씨소프트는 2002년 이 회사의 지분 100%를 약 300억 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아레나넷은 이후 10년 동안 ‘길드워’나 ‘시티오브히어로즈’ 등의 게임을 만들어 성공을 거뒀지만 몇 차례의 실패도 겪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아레나넷에 모든 걸 위임했다. 미국인 직원들이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도록 보장했으며 본사에서 파견하는 직원도 최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한국 게임이 탄생한 것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