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서울 중곡동 주부살해범’의 편지 입수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피의자 서진환(42·사진)은 ‘피식’ 웃었다. 26일 광진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수사관이 “평소 피해자 집 인근을 서성이며 훔쳐봤다는 주민들의 진술이 있다”고 하자 서진환은 “내가 성폭행은 해도 몰래 훔쳐보는 짓은 하지 않는다”며 비웃었다.
서진환은 또 경찰에게 “사건 당일 왜 내 신발을 뺏고 남편의 슬리퍼를 신겼느냐”고 따졌다. 범행 직후 체포될 당시 경찰이 피해자의 피가 묻은 서진환의 하얀 운동화를 증거물품으로 압수하고 현장에 있던 슬리퍼를 신도록 한 것에 항의한 것이다. 서진환은 또 “내 방 컴퓨터에 야동(음란동영상)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느냐. 왜 마음대로 내 물건을 뒤졌느냐”며 “구치소에 가서 고소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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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취재진과 유족 앞에서는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이중적인 행태다.
경찰은 서진환이 언론을 의식해 이중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언론 보도가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해 계산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진환이 현장검증 전 단식을 한 건 언론에 얼굴이 나올 것에 대비해 굶어서 힘없는 모습을 연출한 속임수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진환은 “계속 굶으면 죽는다”고 한 경찰에게 “예전 구치소에 있을 때 (징벌을 받은 뒤) 16일을 굶은 적이 있다. 목사도 100일 단식하고 그러지 않느냐. 이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서진환은 언론에 자기 얼굴이 드러나는 것에 극도로 민감했다”며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나’라는 질문도 여러 차례 했다”고 전했다. 서진환은 24일 현장검증을 거부하다 경찰이 전복죽을 사다 먹이고 담배를 피우게 한 끝에 ‘절대 얼굴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걸고 ‘허락’했다. 현장검증 당일에는 하얀 모자를 눌러쓰고 하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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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영상] 뻔뻔한 주부 살해범 “마스크로 가려줘야 현장검증”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