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의 해외공관/홍인근 지음/392쪽·2만2000원·나남
1900년대초당시주미대한제국공사관내부.태극문양의쿠션과병풍이눈길을끈다. 문화재청 제공
하지만 의문이 든다. 일제가 5달러에 빼앗은 건 그렇다 쳐도, 왜 2만5000달러에 사들인 건물을 고작 10달러에 미국인에게 팔았다는 것일까.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지냈으며 국제한국연구원 이사 겸 연구위원인 저자는 “10달러에 공사관을 팔았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실제 매각금액은 1만 달러였다”고 이 책에서 밝혔다. 그는 일본 외무성 외교 사료관에 보관돼 있는 기밀문서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일강제병합 전후로 해외 일본 공사가 일본 정부에 보낸 자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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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제가 조선 자주외교의 상징이었던 해외 공관을 서둘러 헐값에 팔아버리거나 폐쇄하려는 시도는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5달러, 10달러라는 액수로 매각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중요하게 다룰 사안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일본 외무성 외교 사료관에서 찾은 기밀문서들을 토대로 주미 대한제국공사관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 등에 설치된 공관을 일제가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일본의 대한제국공사관 폐쇄 작업이 1905년 을사늑약(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조약)이 체결되기 1년여 전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