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정권 붕괴된 뒤 권력의 진공상태 틈타 이슬람 극단주의자 해방구로 무장공격 잇따라 발생하자 이집트軍 헬기로 공중 폭격
BBC방송 등에 따르면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인 시나이 반도는 오랫동안 중동국가의 이해관계가 충돌했던 곳이다. 반도 북쪽은 지중해와, 남쪽은 홍해와 닿아 있으며 본토와의 사이에는 수에즈운하가 흐른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반도 전체를 점령했지만 1979년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으면서 관할권을 넘겨받았다.
이후 무바라크 등 이집트 세속주의 정권은 미국, 이스라엘 등 서방과 견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곳을 ‘비무장 지대’로 유지해왔다. 무바라크 정권은 이스라엘의 이집트·가자지구 국경 봉쇄에도 적극 협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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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초기부터 취약한 경제, 관료 부패 등의 내부적 어려움을 맞이한 무르시 대통령이 시나이 반도의 안보 문제에서도 큰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한 이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자칫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번질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첫 이슬람주의자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집트 국영TV에 따르면 이집트군은 8일 북부 시나이 반도에서 아파치 공격용 헬기를 동원해 무장세력이 탑승한 차량 3대를 폭격했다. 이집트군의 공중 폭격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40년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다.
이집트군은 “투마 마을 주변에서 작전을 개시해 테러리스트 20명을 사살했다”며 “군사 작전은 성공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마 마을을 장악한 이집트 군인 100여 명은 무장조직과 교전을 벌였으며, 군사 작전은 셰이크 주와이드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라파 국경을 폐쇄한 데 이어 무장단체들의 이동 통로가 되고 있는 가자지구의 지하터널도 폐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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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