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조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0)이 비닐하우스 단칸방에 살면서 자신을 뒷바라지한 부모에게 번듯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양학선은 전남 광주 달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네 식구가 한 방에서 지내는 고단한 삶이었다. 사춘기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출경험도 있다. 하지만 체조로 인생역전을 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제자리에 돌아왔다.
그의 부모는 2년 전 전북 고창 석교리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미장일을 하던 아버지 양관권(54)씨가 어깨를 다친 탓이다. 인대가 모두 끊어졌다고 한다. 새 집은 더욱 열악하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단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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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은 힘겹게 생활하는 부모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 4만원인 태릉선수촌 훈련비를 안 쓰고 차곡차곡 모아 매달 80만원 쯤 어머니 통장에 넣었다. 아버지는 "매달 10일이면 돈 잘 들어왔냐고 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고 털어놨다.
'효자' 양학선은 올림픽 전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모님께 번듯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 기숙향(44)씨도 양학선의 말을 확인해 줬다. 기 씨는 7일 "학선이가 금메달을 따서 번듯한 집을 지어주겠다고 했다"며 "그 말이 이뤄지게 됐다"고 기뻐했다. 집터는 석교리에 마련해 뒀다고 한다.
기 씨는 이날 마을회관에서 친지, 마을 주민 등 30여 명과 함께 마음을 졸이며 경기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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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들이 우승하는 꿈을 꿨기 때문. 게다가 경기 시작 4~5시간 전 전화를 걸어온 아들이 맑은 목소리로 컨디션이 좋다고 말해 금메달을 확신했다.
기대대로 아들은 화려한 기술로 금메달을 확정했다.
기 씨는 연신 "우리 아들, 너무 장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힌 후에는 그동안 고생이 떠오르는 듯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우리 아들! 고맙다, 자랑스럽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여전히 투병 중이라는 아버지 관권씨도 "학선아! 고생 많았고, 항상 사랑한다"며 애틋한 부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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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들은 한 라면업체는 양학선에게 라면을 평생 무상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양학선은 6일 영국 런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2차 평균 16.53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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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