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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훈련비 안쓰고 모아 단칸방 어머니께…

입력 | 2012-08-07 10:01:00


한국 체조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0)이 비닐하우스 단칸방에 살면서 자신을 뒷바라지한 부모에게 번듯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양학선은 전남 광주 달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네 식구가 한 방에서 지내는 고단한 삶이었다. 사춘기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출경험도 있다. 하지만 체조로 인생역전을 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제자리에 돌아왔다.

그의 부모는 2년 전 전북 고창 석교리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미장일을 하던 아버지 양관권(54)씨가 어깨를 다친 탓이다. 인대가 모두 끊어졌다고 한다. 새 집은 더욱 열악하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단칸방.

그의 부모는 텃밭에 농사를 짓고 가축들을 길러 양학선을 뒷바라지해왔다. 집 안 한 구석엔 양학선이 그동안 받은 상패와 메달이 잘 정돈돼 있다.

양학선은 힘겹게 생활하는 부모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 4만원인 태릉선수촌 훈련비를 안 쓰고 차곡차곡 모아 매달 80만원 쯤 어머니 통장에 넣었다. 아버지는 "매달 10일이면 돈 잘 들어왔냐고 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고 털어놨다.

'효자' 양학선은 올림픽 전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모님께 번듯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 기숙향(44)씨도 양학선의 말을 확인해 줬다. 기 씨는 7일 "학선이가 금메달을 따서 번듯한 집을 지어주겠다고 했다"며 "그 말이 이뤄지게 됐다"고 기뻐했다. 집터는 석교리에 마련해 뒀다고 한다.

기 씨는 이날 마을회관에서 친지, 마을 주민 등 30여 명과 함께 마음을 졸이며 경기를 지켜봤다.

예감은 좋았다.

며칠 전 아들이 우승하는 꿈을 꿨기 때문. 게다가 경기 시작 4~5시간 전 전화를 걸어온 아들이 맑은 목소리로 컨디션이 좋다고 말해 금메달을 확신했다.

기대대로 아들은 화려한 기술로 금메달을 확정했다.

기 씨는 연신 "우리 아들, 너무 장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힌 후에는 그동안 고생이 떠오르는 듯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우리 아들! 고맙다, 자랑스럽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여전히 투병 중이라는 아버지 관권씨도 "학선아! 고생 많았고, 항상 사랑한다"며 애틋한 부정을 전했다.

어머니 기씨는 "함께 응원해준 마을 주민과 국민 여러분에게도 감사한다"며 "학선이가 귀국하면 좋아하는 라면과 돼지고기 볶음을 맛있게 해서 실컷 먹이겠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한 라면업체는 양학선에게 라면을 평생 무상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양학선은 6일 영국 런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2차 평균 16.53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채널A 영상]집 짓고 싶다던 양학선, 비닐하우스 단칸방 가보니…

▶ [채널A 영상]느린 화면으로 본 양학선의 연기, ‘완벽’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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