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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2012]10년전의 짜릿함 다시 맛보다… 한국, 화려한 끝내기로 4강 신화

입력 | 2012-08-06 03:00:00

8강전 숨막히는 승부차기… 상대 키커 멈칫하다 실패…




2012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에서 후배들이 10년 전 감동을 재현했다. 골키퍼 이범영(아래)은 승부차기에서 영국 마지막 키커 대니얼 스터리지의 슈팅을 막아냈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과감한 슈팅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뒤 양 팔을 번쩍 들고 세리머니를 펼쳤다. 카디프=로이터 연합뉴스 

2002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를 가른 주인공은 홍명보(위)와 이운재였다. 이운재는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의 네 번째 키커 호아킨 산체스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읽고 막아냈다. 마지막 키커로 나서 멋지게 골을 성공한 홍명보는 양팔을 벌리고 그라운드를 내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동아일보DB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스페인전의 데자뷔(이미 본 듯한 느낌)였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골키퍼 이범영(부산)은 5일 런던 올림픽 본선 영국과의 8강전 승부차기를 승리로 이끈 뒤 10년 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스페인의 승부차기를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당시 한국과 스페인은 8강에서 만났다. 전후반과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득점 없이 0-0으로 비겨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한국이 선축이었다. 키커로 나선 황선홍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이 실수 없이 차례로 킥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스페인은 네 번째 키커 호아킨 산체스가 실축했다. 달려 나오던 그는 골키퍼 이운재와 눈이 마주치면서 잠깐 머뭇거리다 골문 오른쪽을 향해 슛을 날렸으나 이운재의 선방에 걸렸다. 곧바로 한국은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홍명보가 오른쪽 모서리에 공을 꽂아 넣으면서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겨 4강에 올랐다.

이날 한국과 영국의 승부차기에서 유일한 실축자인 대니얼 스터리지(첼시)의 킥 동작은 10년 전 호아킨 산체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선축을 한 영국의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그는 달려 나오면서 골키퍼의 움직임을 살피느라 한 번 멈칫했다. 그리고 호아킨이 택했던 방향과 같은 오른쪽으로 킥을 날렸지만 이범영에게 막혔다. 앞서 4명(구자철 백성동 황석호 박종우)의 키커가 모두 성공한 한국은 다섯 번째 키커 기성용(셀틱)이 골 망을 시원하게 가르면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10년 전 나의 승부차기 경험을 선수들에게 얘기해 준 건 없다. 그냥 침착하게 차달라고만 했다”며 웃었다.

카디프=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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