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16일 ‘2012년 한옥건축지원 사업’ 대상으로 오진암(梧珍庵)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오진암은 앞으로 전통문화시설로서 한옥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대원각은 1997년 길상사라는 사찰로 변신했고, 삼청각은 2000년 서울시 지정 문화시설이 된 뒤 국내외 관광객용 한국전통문화 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진암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문을 연 지 57년째가 되던 2010년 8월. 당시 소유주인 건설업체가 비즈니스호텔을 짓겠다며 오진암을 철거했다. 이에 종로구청은 종로구 익선동에 있던 오진암 한옥 건물 중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 대문, 화장실 등을 부암동으로 옮겨 이축하기로 했다. 오진암이 옮겨갈 부암동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많은 곳이다. 오진암의 신축지 인근에는 형 수양대군에게 밀려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고 비명횡사한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의 집터인 무계정사가 있다. 구한말 소설가 현진건도 이 무계정사 터에 머물렀다.
대원각은 주인이자 월북한 천재시인 백석의 연인이었던 고(故) 김영한 씨가 고 법정 스님에게 시주를 하면서 길상사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사양하는 법정 스님을 10년에 걸쳐 설득해 뜻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97년 12월 14일 길상사가 개원하던 날 김 씨는 법정 스님으로부터 염주 하나와 ‘길상화(吉祥華)’라는 법명을 받았다. 그리고 2년 후 그곳에서 타계했다.
현재는 누구나 들러볼 수 있는 참살이(웰빙) 문화공간으로,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동영상=근대 요정 ‘오진암’, 역사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