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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의 ‘광고 TALK’]자신만의 화장법

입력 | 2012-07-18 03:00:00


김병희 교수 제공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메이크업의 최강자를 가리는 프로그램까지 인기몰이를 했다. 한 케이블방송의 ‘겟 잇 뷰티(Get it beauty)’에서는 6개월 동안 각종 테스트를 거쳐 8명이 본선에 진출해 결승을 벌였다. 메이크업 전문가도 놀랄 만한 독특한 노하우를 보통 사람들이 보여준 것이 이 프로의 미덕. 뷰러(속눈썹 집게)를 거꾸로 뒤집거나 메이크업 도구 대신 손으로 화장하는 장면은 인상적일 수밖에.

제생당제약소의 하루나 광고(동아일보 1923년 1월 31일)는 ‘여자의 자랑은 색백(色白·흰 피부)하고 미인’이라는 헤드라인 아래 메이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여자로 생(生)하야 색흑(色黑·검은 피부)하면 여드름과 죽은깨(주근깨)로 보기 슬흐면(싫으면) 미인이라고는 칭(稱·말함)치 못할 불행한 인(人)이오 또 남자라도 결코 행복이라고는 칭(稱)치 못함니다 (…) 인도인이면 모르겟스나 (…) 석일(昔日·옛날)부터 색흑한 미인은 업다.” 검은 피부는 불행하다면서 요즘 말로 화이트닝 메이크업을 하라는 내용이다.

거울을 보며 메이크업하고 있는 여자의 얼굴을 중앙에 배치하고 나머지 부분을 보디카피로 채우면서 화장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광고다. 검은 피부의 사례로 인도인을 들었는데 요즘 같은 글로벌시대에는 절대 쓰면 안 되는 카피다. 일제강점기에는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이로지로(色白·いろじろ) 메이크업이 유행했는데, 일본 고유의 민중연극인 가부키(歌舞伎)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흰색을 덕지덕지 발라 도통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했다. 가부키 브러시라는 메이크업 도구가 지금도 쓰이고 있을 정도다.

메이크업은 여배우들이 주도했다. 1920년대의 다이앤 레인, 1930년대 그레타 가르보, 1940년대 잉그리드 버그먼, 1950년대 오드리 헵번, 1960년대 브리지트 바르도 등이 각각 당대의 메이크업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사람들의 얼굴 모양과 피부색은 조금씩 다르다. 그 다름이 곧 나만의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틈새. 스타 흉내만 내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화장법을 찾아야 하는 까닭이다. 자기 얼굴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러므로 스스로가 자기의 메이크업 전문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