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방학과 겹쳐… 수험생-교사들 비상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공부를 방해할 최대 요인으로 꼽히는 수능 3대 브레이커. 일본의 한 인기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을 패러디해 만든 것으로 왼쪽부터 여름방학 종결자 ‘런던 올림픽’, 새벽의 지배자 ‘유로 2012’, 타임워프 ‘디아블로3’.
직장인 김성민 씨(28)가 말하는 ‘그때’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온 나라를 삼켰던 시간이다. 그는 고3이었다. ‘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치며 응원하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 수능 브레이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공부를 방해할 최대 요인으로 꼽히는 수능 3대 브레이커. 일본의 한 인기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을 패러디해 만든 것으로 왼쪽부터 여름방학 종결자 ‘런던 올림픽’, 새벽의 지배자 ‘유로 2012’, 타임워프 ‘디아블로3’.
“월드컵 이후에도 선생님 얼굴이 축구공으로 보였죠. 한 달 넘게 후유증에 시달렸어요.” 결국 월드컵 직후 치른 모의 수능시험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후유증은 실제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이어져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 월드컵이 수능을 망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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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3대 수능 브레이커’라는 게시물이 공감을 얻었다. 수능 공부를 방해하는 3대 변수라는 뜻으로 유럽 축구 대항전인 유로 2012, 온라인 게임인 디아블로3, 런던 올림픽을 말한다.
최근 끝난 유로 2012의 후유증은 크지 않았다. 디아블로3는 얘기가 좀 다르다. “주로 재수생들을 중심으로 소리 소문 없이 피해를 주고 있다.”(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
진짜 복병은 눈앞에 다가온 런던 올림픽이다. 여름방학 기간과 딱 겹치고 주요 경기가 한국시간으로 밤에 집중돼 수험생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쉽다.
○ 올림픽, 남학생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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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성별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남학생은 △8명이 1시간 이상∼3시간 미만 △5명이 3시간 이상∼5시간 미만 △3명이 5시간 이상이라고 말했다. 여학생은 △7명이 1시간 미만 △2명이 1시간 이상∼3시간 미만이라고 말했다. 전혀 보지 않겠다는 대답은 여학생이 4명, 남학생이 1명이었다.
서울 원묵고의 황재인 교감은 “올림픽, 월드컵이 있는 해에는 학생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특히 남학생들의 성적이 더 떨어진다는 게 정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2년 수능을 앞두고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업체가 고3 수험생 5374명을 대상으로 수능 준비를 가장 많이 방해한 사건을 물었더니 응답자의 58%가 ‘월드컵 열기’를 꼽았다.
고3 수험생들이 올림픽 유혹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안 보면 더 보고 싶어질 것 같다. 새벽에도 보고 싶은 거 다 보고 올림픽 뒤에 보충하겠다.”(이정신 군) “하루에 몇 시간 딱 정해서 공부에 방해되지 않을 때만 보겠다.”(최선호 군) “친구들과 대화할 때 겉으론 함께 올림픽 얘기를 하겠지만 집에선 TV를 끄고 공부할 생각이다.”(김재인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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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