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미니멀리즘과 동양미학을 결합한 김종영의 조각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화백이라 부르듯, 뛰어난 조각 실력으로 ‘각백(刻伯)’이란 별칭으로 불렸던 김종영. 그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고 유기적 형태와 기하학적 조각을 두루 섭렵했다. “부지런히 일하고 정직한 것은 예술가와 농부의 미덕”이라 즐겨 말한 작가는 평생 상업화된 예술에 한눈팔지 않고 자아 수양을 목표로 치열하게 작품활동을 했다.
최열 학예실장은 “김종영 조각은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듯 보이는 불각(不刻)의 미가 특징이다”라며 “좋은 재료를 탐내기보다 제자나 학생들이 쓰다 남은 돌이나 버려진 나무를 주워서 본인 성품처럼 넘치거나 부족함 없는 작품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