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이하늬는 새 영화 ‘연가시’를 통해 대중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로 다시 인정받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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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늬, ‘연가시’로 새출발
‘액받이’ ‘액땜’ ‘삼재(三災)’….
아닌 게 아니라 이런 표현이 아니고서는 딱히 설명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때 아닌 논란은 자칫 구설로까지 이어질 뻔했고, 설상가상으로 “사실무근”인 소문의 당사자가 됐다. 이 모든 게 한꺼번에 몰아쳤으니, 남들 말대로 정말 삼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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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일상의 작은 다짐으로 갖고 산 지 9년. 하지만 뒤늦게 떠돈 동영상 속 모습에 대중은 의혹의 시선을 버리지 않았다. 게다가 휴식을 위해 여행을 떠난 미국에선 벌침에 쏘였고 그 후유증으로 ‘연가시’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대중은 역시 또 다른 시선 하나를 보탰다. 심지어 주변에 없는 ‘광고계 종사자’는 어느새 애인이 되어 있었다. 배우의 일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직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지 오래다.
‘여배우 액받이’가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일까. 논란과 구설 그리고 루머를 해명한다는 건 또 어떤 것일까. 거짓말을 하다 들킨 것이라면 모를까,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 해명마저 모두가 거짓이라고 대중이 받아들인다면 또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사람들은 ‘지적이고 도도하며 당당한 엄친딸의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하하! 어림없다. 발톱에도 없는 이미지다. 현실과는 먼 거리의 그런 이미지 탓에 실제 모습에 “의외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만큼 겉으로 씌워진 이미지에 붙박힐 수도 없다.
그래서 문제는 신뢰라고 생각한다. 대중의 시선 그 두터운 밑바탕에 깔릴 신뢰. 출연 작품이라면 언제든 좋은 작품일 것이라고 믿게 할 만한 신뢰. 연기자로서 평생 받을 수밖에 없는 수많은 시선들 속에서도 선택을 믿어줄 그런 신뢰. 배우로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일상의 제약 속에서도, 남들에게 결코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 만큼 수많은 시선에도 의연할 수 있으려면 그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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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는 나이로 서른. 어떤 사람이고, 어떤 연기자이며 또 어떤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조금씩 들여다보게 된 나이. 이제야 조금씩 땅을 딛고 서서 뚜벅뚜벅 앞을 바라보며 걸어가게 된 나이. 초라해 보일지언정 차근차근한 스텝으로 나아갈 나이. 조금 늦더라도 진중하게 나아가고픈 나이.
그 나이의 언저리에서 만난 영화 ‘연가시’. 연가시는 사람의 몸을 숙주 삼아 뇌를 움직여 이겨낼 수 없는 파멸과 재난 속으로 몰아가는 변종 기생충. 극중 국립의료원 연구원으로 연가시를 쫓는 당찬 여성의 이미지는 아마도 대중과 관객에게 새로운 신뢰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영화에 대해, 캐릭터에 대해 이토록 많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까. 상업영화의 또 다른 주연배우로서 흥행을 기원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흥행은 수치로서뿐 아니라 조금씩 자라나는 성장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기도 하다. ‘연가시’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필모그래피는, 자신 스스로, 또 대중의 시선 속에서도 자기중심의 슬기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려는 밝고 무던함의 성장기일 터이다.
그 무던한 웃음으로 더 아름다운 여자. 그녀의 이름은 바로 이하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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