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깔따구 때문에 골머리… 주민들 밤외출 기피할 정도일부 “광양만 준설토 탓” 주장
섬 마을에서 육지로 변한 전남 여수시 묘도 주민들이 모기와 깔따구 등 유해곤충의 습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민들은 5월부터 모기 등이 너무 많이 날아다녀 밤 시간대에 외출을 기피할 정도다. 묘도동 창촌마을 김모 씨(44)는 4일 “아침에 축사에 가면 검은 염소가 흰 염소로 보일 만큼 모기가 많이 붙어 있다”며 “언제부터인가 가축에 약을 뿌려 모기를 쫓는 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은 묘도 동쪽 해안에 모아둔 광양만 준설토 308만 m²(약 93만 평)에서 모기가 생겨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준설토는 2001년부터 광양만에 큰 선박이 운항할 수 있도록 바닥을 준설해 해안가에 쌓아놓은 것이다. 주민들은 준설토 야적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올해 모기가 가뭄으로 심각한 피해를 주는 만큼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준설토를 쌓아 둔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은 유해곤충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준설토 투기장에는 바닷물이 유입돼 모기가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바닷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깔따구 등 유해곤충이 생겨날 수 있으며 바람을 타고 2∼3km 떨어진 마을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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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는 묘도 주민들의 하소연이 잇따르자 유해곤충을 포집해 보건당국에 유해곤충의 종류와 밀도 조사를 의뢰했다.
묘도는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2260m)가 통과하는 섬으로 다리가 뚫리면서 육지로 변했다. 면적 94km²에 주민 1333명이 살며 섬 모양이 고양이처럼 생겼다고 해 묘도 또는 고양이섬으로 불렸다. 여수엑스포 개최에 맞춰 5월 10일 이순신대교가 임시 개통하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