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 인사-영리더 발굴’ 기업-외환은행 간 ‘인사제도’ 원조 신경전
윤용로 외환은행장.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IBK기업은행에서 2007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행장을 지낸 윤용로 외환은행장과 2008년 10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수석부행장으로 손발을 맞춘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인사 및 채용제도를 둘러싸고 ‘원조’ 타이틀까지 거론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행장은 한국외국어대 74학번 동기이기도 하다.
발단은 기업은행장을 거쳐 하나금융 부회장을 지낸 뒤 올해 2월 외환은행장이 된 윤 행장이 기업은행이 먼저 시행한 것과 비슷한 인사 및 채용제도를 도입한 데 있다. 외환은행은 2일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 직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일부 지방은행이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을 1, 2명 채용한 적은 있지만 전국 영업망을 가진 대형은행이 귀화한 외국인 직원을 대규모로 뽑은 것은 3월 기업은행의 12명 채용이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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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이 지난달 3일 23명의 젊은 직원으로 구성된 ‘영 리더’ 임원단 발대식을 연 것도 조 행장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 영 리더는 젊은 엘리트 행원들이 정기적으로 행장을 포함한 간부들과 만나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경영능력을 키우는 제도다. 기업은행은 2006년부터 영 리더 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반면 외환은행 측은 이주여성 채용이나 영 리더 발대식은 딱히 기업은행이 ‘원조’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주여성 채용은 지방은행이 먼저였으며 ‘영 리더’는 2000년대 초반 외환은행 안에서 ‘청년중역회의’라는 제도로 실시했던 것을 재손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영 리더’라는 이름 역시 사내 공모를 통해 채택했다”라며 “‘원샷 인사’의 원조는 기업은행이지만 다른 은행이 이를 따라하면 기업은행 측이 오히려 홍보효과를 얻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부 금융권 관계자들은 조 행장과 윤 행장이 기업은행 때부터 벌여온 경쟁관계가 소속 은행이 달라진 뒤에도 ‘연장전’ 형태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당시 조 행장은 내부 인사로 선이 굵다는 평가를, 윤 행장은 관료 출신으로 꼼꼼하고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아 업무 스타일이 서로 크게 달랐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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