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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달라도 다함께]‘신나는 중국’이 대구 거리에 들어왔다

입력 | 2012-07-04 03:00:00

대구 중구 종로2가 화교거리




대구 중구 종로2가 화교거리에 중국 전통 용춤과 사자춤 공연이 열리고 있다. 이곳은 매년 10월 중국문화축제가 열려 다문화 소통공간으로 변한다. 대구 중구 제공

“대구 도심에서 중국을 느끼죠. 작은 공간이지만 특별할 수밖에 없어요.” 쑨바우중(孫寶忠·53) 대구화교협회장은 3일 대구 중구 종로2가 화교거리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평소 화교들이 친목을 다지고 대구시민과 어우러져 소통하는 소중한 장소”라고 덧붙였다.

화교거리는 1928년 옛 종로거리에 조성됐다. 남성로와 북성로를 연결하는 이 거리는 구한말 대구에서 가장 큰 길로 유명했다. 지금은 화교협회가 있는 2층짜리 건물과 소학교, 음식점, 한약방, 가구상 등이 명맥을 잇고 있다.

화교협회와 중구는 거리 특성을 살리기 위해 2005년부터 매년 10월 중국문화축제를 연다. 중국 사자춤과 용춤, 전통의상 행진, 변검술 등이 풍성하게 열려 중국문화를 이해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중국 전통음식 만들기와 태극권 체험, 한자쓰기 같은 체험행사도 반응이 좋다. 최근 근대 골목투어 주요 코스에 포함된 후 거리에 더 활력이 생겼다. 강태호 대구 중구 주민복지과장은 “화교소학교와 연계한 중국어 강좌도 개설했다”며 “화교거리가 다문화를 이해하는 가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 지자체들이 특화거리를 통해 다문화 보듬기에 나섰다. 그저 외국인이 많은 거리가 아니라 여러 나라의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며 특색 있게 하려는 것이다. 대표거리로 유명해지면 도시 이미지를 높여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경북 포항시는 최근 북부해수욕장에 ‘글로벌 존’이라는 지구본 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했다. 뒷면에는 포항에 사는 72개국 외국인들의 출신국 국기를 새겼다.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이 정보를 교류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꾸민다. 2일에는 시청 의회동에 다문화가족 교육과 국제정보 교류를 위한 ‘글로벌센터’를 여는 등 다문화 공동체를 위한 정성을 쏟고 있다. 현재 포항에는 외국인 6100여 명이 살고 있다.

대구 서구는 비산동 북부정류장 일대를 ‘다문화 특화거리’로 조성한다. 올해 말까지 6억 원을 들여 외국인이 자주 모이는 곳에 쉼터를 만들고 거리 간판은 나라별로 특색 있게 꾸밀 계획이다. 문화 예술 활동을 위한 행사장도 마련해 다문화 소통 장소로 만든다. 서구에는 대구염색산업단지와 서대구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외국인 1900여 명이 살고 있는 데다 북부정류장이 다른 지역 외국인이 대구로 오는 관문이라는 점에 착안한 사업이다. 강성호 서구청장은 “일대를 다문화 육성 거점 지역으로 개발할 예정”이라며 “열린 대구를 상징하는 특화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8개 구군 가운데 외국인이 8000여 명으로 가장 많은 달서구도 외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 3, 4곳을 특화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최근 신당동에 결혼이민여성들이 운영하는 음식점 ‘맛나多(다)’를 열어 맛으로 만나는 다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곽대훈 달서구청장은 “외국인들이 다문화 공간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면 적응하는 시간도 줄 것”이라며 “주민과 외국인이 함께 융화하는 다문화 대표거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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