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은 최근 며칠간 민주당 인사들의 ‘안철수 때리기’에 대해 측근들과 논의를 해오다 19일 대변인 성명을 내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한다. 안 원장은 요즘 정치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강인철 변호사, 유 전 관장 등 핵심 참모들과 주로 전화나 e메일로 논의하는 약식 회의를 거의 매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일일 상황 점검회의’인 셈인데, 대변인 성명도 이 논의 과정에서 정해졌다. 안 원장은 큰 틀의 방향만 제시하거나 참모들의 아이디어에 공감을 표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유 전 관장이 준비토록 했다고 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안 원장에게 ‘7월 20일 전까지 입당’을 제안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해서도 추가 입장을 낼지 고민하고 있다. 안 원장의 한 측근은 “어떤 남자(안 원장)를 짝사랑한다고 해서 무조건 자신을 사랑해 달라는 상황이다. 그 남자는 아직 사랑할지 결정도 못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팬클럽인 ‘안철수를 사랑하는 모임’도 이날 트위터에서 “민주당의 안철수 때리기는 범야권을 통합해야만 대선 승리의 희망을 볼 수 있는 구도 속에서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원장 측에서도 (민주당 경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경선준비기획단은 경선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역동성을 촉진하는 경선 무대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4·11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수권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이 안 원장만 바라보고 있다.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기말시험을 끝으로 서울대 1학기 일정을 마치는 안 원장은 일단 9월부터 시작될 2학기에도 서울대 일을 계속 볼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1학기와 달리 강의는 하지 않더라도 제자 몇 명의 논문지도를 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서 학교 행사에는 계속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당분간 ‘안철수식 마이 웨이’ 노선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주당의 출마 종용에는 ‘적극 대응’ 태세를 유지한 채 서울대 일을 병행하면서 하반기 정국을 지켜보다 출마 여부와 방식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대선 출마선언 시기가 당초 알려진 7, 8월을 넘겨 9, 10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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