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재단 농어촌에 설립전국 8곳에 年11억원 지원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 주말에도 밤낮없이 일할 때가 많아요. 예전엔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일을 하면서도 불안했는데, 이젠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중국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제말숙 씨(43·충북 제천시)가 웃으며 말했다. 제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할 때면 네 아이를 ‘새싹아동돌봄센터’에 맡기고 있다. 아이들은 센터에서 저녁도 먹고 시간을 보낸 뒤 선생님과 함께 센터 차량을 타고 귀가한다.
제 씨는 쌍둥이를 두 쌍이나 자녀로 둔 ‘겹쌍둥이’의 엄마다. 딸 김상하, 김향하 양(10)은 1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자매다. 자매의 동생 김제하 양(5)과 김소하 군 남매도 1분 차이로 태어났다. 제 씨는 “농사일과 병행하며 4남매를 키우는 건 쉽지 않았다. 농사를 하다가도 아이 생각에 부랴부랴 귀가했는데, 센터가 있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영유아는 물론이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도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맞벌이·한부모·다문화·장애인가정의 아이들이 우선적으로 선발된다. 전국가구 평균소득 이하의 가정이면 무료로 센터를 이용할 수 있고, 소득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시간당 500∼1000원이면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제 씨의 네 자녀가 다니는 보육시설에는 모두 28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제 씨는 “이웃들도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집에 혼자 두거나 비닐하우스에 재워놓고 일을 하곤 했다. 꼭 필요한 센터가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시형 생명보험재단 이사장은 “보육지원이 절실한 맞벌이·저소득·장애인가정 등이 새싹아동돌봄센터를 통해 보육서비스를 맘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