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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편지/제경배]택시업계 재정 지원, 국민의 동의 필요하다

입력 | 2012-06-13 03:00:00


잠비아 출신의 담비사 모요라는 여성 경제학자가 저서에서 선진국의 원조가 아프리카를 죽인다고 주장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 내용인즉 아프리카 국내 사업체의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국가 지도자가 원조금을 빼돌려 부패와 갈등을 조장하는 등 폐해가 극심하다는 것이다.

택시도 이와 유사하다. 예를 들면 택시 부가가치세 감면제도를 1995년 8월 운전사 처우 개선과 근로조건 향상을 이유로 도입했으나 노사가 짜고 수천억 원을 횡령해 정치권 등에 로비를 하는 등 온갖 부정을 저질러 택시를 회생 불능의 구렁텅이로 몰아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은 2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연다고 한다. 택시를 대중교통에 편입해 더 많은 지원을 받아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나라는 찾기 힘들다.

이 단체들은 운전사의 처우 개선과 근로조건 향상을 핑계로 높은 택시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10여 년의 경험으로 볼 때 회사택시 운전사들은 요금을 인상할 때마다 실질소득이 매월 10만∼20만 원씩 줄었다. 대신 회사가 사납금을 올려 이익을 챙기고 노조는 자기들의 급료를 올려 주머니를 불린다.

택시업계에 대한 재정 지원은 망하는 것을 지연시키는 효과만 있으며 이들의 이익만 챙겨 줄 뿐이다. 택시 운전사들에 대한 불신이 극심한 상황인 만큼 택시업계를 지원하려면 국민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불신의 책임은 물론 운전사 개개인에게 있겠지만 상급단체들이 조장한 측면이 강하다. 정부가 나서 고객의 힘이 작동되는 제도를 만들어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주어야 할 것이다.

제경배 부산지역택시노동조합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