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흥국-삼성-현대 등 금감원 자제 권고 무시“고객 돈으로 수익내 대주주들 수백억 챙겨” 지적
교보생명은 이달 초 이사회를 열어 주당 5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2011회계연도 순이익은 5452억 원으로 전년보다 15% 줄었지만 주당 배당금은 3000원에서 5000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9.6%에서 18.8%로 높아졌다. 교보생명 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지분 33.78%)은 346억 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과거부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을 최소화해 왔다”며 “올해 주당 5000원을 배당하더라도 배당성향 자체는 생보업계에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도 이달 1일 주당 175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금액은 238억 원이다. 59.21%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배당금으로 141억 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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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직무대행은 “보험사의 이익은 고객들이 내는 보험료를 운용해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계약자에게 돌려주거나 장기 리스크에 대비해 회사에 적립하는 것이 옳다”며 “지금 당장 수익이 발생했다고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보험사의 본분을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의 배당잔치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 역시 곱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서 배당 자제를 수차례 권고해 왔다. 금감원 당국자는 “향후 2, 3년간은 시장 상황과 산업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내부유보금을 적립해 경기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