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회사들은 비아그라의 주 성분인 실데나필에 대한 물질특허가 지난달 17일 만료되자 기다렸다는 듯 ‘포스트(post) 비아그라’ 제품을 쏟아냈다.
하지만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는 물질특허는 끝났지만 이 성분을 발기부전치료제로 사용하는 ‘용도특허’는 2014년까지 남아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국내 제약사들이 특허심판원에 부당하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18개 제약회사가 총 33개의 비아그라 복제약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 판매허가를 받았다. 이미 복제약을 내놓은 제약사도 한미약품, CJ제일제당, 서울제약 등 6곳에 이른다. 동화약품(헤카테정), 삼아제약(비아신세립), 일동제약(스피텐세립)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상위권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1심에서 승소한 만큼 3심까지도 문제없다고 본다. 앞으로 업그레이드된 제품도 선보이고 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한국인의 특성에 맞춘 ‘개량형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붙잡는 데도 한창이다. 대웅제약의 ‘누리그라’는 한 알을 두 개로 쪼개 복용하는 일부 소비자를 고려해 알약 한가운데에 ‘분할선’을 만들었다. 푸른색 알약이 발기부전치료제의 상징이라 ‘집에 두기 민망하다’는 남성 소비자들의 귀띔에 색깔도 초록색으로 바꿨다. 이 회사는 이 기세를 몰아 올해 말에는 씹어 먹는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약국에서 파는 비아그라 가격은 100mg 한 알에 1만4000∼1만5000원 선인데 50mg짜리는 1만1000∼1만3000원이다. 이 때문에 비아그라 100mg짜리 알약 하나를 사 반으로 쪼개 복용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한미약품의 ‘팔팔’은 이를 감안해 ‘착한 가격’을 앞세웠다. 50mg짜리 알약 2개 값(한 알에 2500원)과 100mg 알약 1개(5000원) 값을 동일하게 책정한 것이다.
알약 외에 다양한 형태의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삼진제약은 알약과 가루약 두 가지 형태의 ‘해피그라’를 선보였는데, 가루 제품은 5초 내에 입에서 녹아 흡수가 잘되고 박하 맛이 난다. 서울제약도 녹여먹는 필름형 치료제 ‘불티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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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