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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혁신 교육기업을 가다]‘T셀파’ … 연간 25억 투자해 교사지원 콘텐츠 무료 제공

입력 | 2012-05-29 03:00:00

최영인 천재교육 스마트교육사업부 사업총괄부장




《종이 교과서가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디지털교과서로 바뀜에 따라 국내 교육출판시장은 2∼3년 안에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교과서와 참고서를 개발하는 교육업체들은 스마트러닝 환경에 적합한 기업의 성장전략을 세우기 위해 고심 하고 있다. 한 해 평균 3700여 종의 책을 발간하고 국내 교과서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천재교육의 전략은 무엇일까.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천재교육 R&D센터에서 최영인 천재교육 스마트교육사업부 사업총괄부장을 만났다.》

최영인 천재교육 스마트교육사업부 사업총괄부장이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천재교육 R&D센터에서 천재교육의 초중고 교사대상 온라인 학습지원 시스템인 ‘T셀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교사용 온라인 학습지원서비스 ‘T셀파’

“결국 콘텐츠입니다.”

최 부장은 “스마트러닝이 본격화돼도 교육 출판업계의 경쟁력은 ‘소비자에게 어떤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가’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 플랫폼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지만 플랫폼 자체가 성패를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최 부장은 “실제로 최근 많은 교사들은 태블릿PC나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보다는 멀티미디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에 관심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천재교육의 ‘T셀파’는 디지털 수업 환경에서 교사들이 활용할 수업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T셀파’는 이름 그대로 교사(Teacher)들의 수업 준비를 위해 등산대의 길을 안내하는 셰르파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뜻.

초중고교 교사들은 홈페이지(www.tsherpa.co.kr)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교과목별로 각종 수업자료, 평가자료를 비롯해 창의적 체험활동 자료까지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약 28만 개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는 △워드프로세서 문서 △프레젠테이션 자료 △동영상 △사진 △플래시 △웹툰 등의 형태로 제공된다.

최 부장은 “과거에도 교과서와 참고서에 부록CD 형식으로 학습자료를 제공했지만 업데이트를 할 수 없었다”면서 “T셀파로 고화질 동영상, 플래시 자료 등 최신 멀티미디어 수업자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 “전담팀과 교사가 함께 제작하는 검증된 콘텐츠 제공”

T셀파는 개발에만 5년간 150억이 투입됐다. 서비스 운영비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지불하는 저작권료와 원고료 등으로 1년에 25억여 원이 들어간다. 최 부장은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교과서와 참고서를 만들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교육기업의 책무’라는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의 철학 덕택에 실현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도 유료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T셀파는 40명의 전담팀이 운영한다. 콘텐츠 제작 및 편집에 참여하는 연구진까지 포함하면 60명이 넘는 인원이 T셀파 제작에 참여한다.

최 부장은 “단순히 기존 천재교육의 콘텐츠를 디지털화해서 제공하지 않고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와 노하우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T멘토 교사단’은 바로 그런 노력 중 하나. 2기 T멘토 교사단은 전교과목 100명의 교사로 구성됐다. 최 부장은 “멘토교사단은 과목별 연간수업지도안과 수업자료 등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제작에 직접 참여한다”면서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는 가상수업에 적용하고 교사의 모니터링 과정을 거치는 등 보완작업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 1년 사이 T셀파 가입 교사 2배 늘어

최근 T셀파는 교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천재교육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에 4만8000명이었던 가입 교사는 2012년 5월 현재 2배가 넘는 11만8000명이 됐다. 전체 초등 담임교사와 중고등 교사 36만 명 중 약 33%가 활용하는 것. 특히 초등교사 가입자는 6만2000명으로 전체 담임교사의 50%가 이용한다. 실제로 많은 교사들은 “T셀파의 멀티미디어 자료를 수업에 활용한 뒤 학생들의 수업참여도가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가좌여중 원민주 교사는 “학생들이 교과서만으로 수업할 때보다 수업내용을 더 쉽게 받아들인다”면서 “수업 참여도가 높아져 수업하기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천재교육은 2월부터는 T셀파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에서 접속할 때와 동일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교사들은 이동이나 출장 중에도 모바일 서비스를 활용해 수업준비를 할 수 있다. 모바일 서비스에서 학습 자료를 검토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수업 자료를 스크랩해서 ‘장바구니’ 형식으로 저장해 놓으면 교실 컴퓨터에서 서비스에 로그인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7월부터는 28만 개에 이르는 콘텐츠를 간편히 사용할 수 있는 수업 설계창을 위젯 형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식 승인을 받아 멀티미디어자료를 활용한 수업방법을 알려주는 스마트러닝 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

최 부장은 “T셀파는 디지털시대의 많은 교육정보를 선별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교육 큐레이터’가 될 것”이라면서 “현재는 교사용 서비스만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 학생, 학부모 전용 자료도 제공하는 종합교육포털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