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앞두고 성당측 초대로 성사 “온 마음 다한 노래에 일부 신도 눈시울 붉혀”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 명동성당에 법복을 입은 스님의 고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프라노인 정율(廷律) 스님이 성령강림대축일을 기념하는 정오 미사 끝 무렵 천주교도 1100여 명 앞에서 ‘카치니의 아베마리아’와 찬불가 ‘향심(向心)’을 연속해서 부른 것. ‘향심’은 작곡가 조영근 씨의 곡에 스님이 직접 노랫말을 붙인 곡이다.
명동성당에서 스님이 노래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스님의 노래를 듣기 위해 이날 미사에 참석한 신도들도 많았다고 명동성당 측은 전했다. 불교 신자들도 여럿 참석해 성당 안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정율 스님은 신도석을 향해 합장하고 인사를 한 뒤 인사말 없이 곧바로 노래를 불렀다. 눈을 감고 기도하면서 노래를 듣는 신도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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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은 지난해 성탄절 이브 때 정율 스님에게 공연을 제안했지만 스님은 개인 사정 때문에 무대에 서지 못했고, 이번에 다시 초대를 받았다.
정율 스님은 “명동성당에서 다른 종교인이 노래 부르는 것은 처음이라 들어 조금 신경이 쓰였다”며 “항상 그래온 것처럼 오늘도 온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 그런 간절한 마음이 천주교 신도들에게 전해진 것 같다. 눈물을 보이는 신도들도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채널A 영상] 명동성당에 울려퍼진 스님의 “아베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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