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열 비주얼석, 인기절정 스타나 미모 우월한 출연자 차지2열 리액션석, 배경화면에 늘 잡혀… 표정-반응 눈길 끌어3열 입담석, 애드리브 뛰어나 카메라 시선 잘 이끌어와
“거기 남자들, (앞줄) 어린애들한테만 가지 말아요.”(오연정)
“지난번에 저쪽 구석에 앉았는데, 오늘도 살짝 여기(뒷줄) 앉히네. 누가 모를 줄 알고!”(한옥정)
○ 뒷줄은 입담 좋은 게스트 차지
최근 TV 토크쇼는 게스트 수를 늘려 ‘집단화’하는 경향을 띤다. 최대한 화젯거리를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주요 포털의 ‘인기 검색어’도 토크쇼에서 나온 내용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SBS ‘강심장’과 MBC ‘세바퀴’는 매회 출연자가 평균 20명 안팎이다. 출연자들은 3, 4층 높이의 계단식 좌석에 나눠 앉는다. 이 자리 배치에는 제작진의 간단치 않은 계산이 깔려 있다.
가장 앞줄은 ‘비주얼석’이다. 이 자리들은 화면에 크게,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인기 절정의 스타나 비주얼이 우월한 게스트가 차지한다. 소녀시대 유닛그룹 ‘태티서’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티파니는 1일 ‘강심장’에 출연해 앞줄 중앙을 차지했다. 3월 컴백한 2AM은 ‘세바퀴’에 출연해 4명이 줄지어 앞줄에 앉았다.
최근에는 초대 손님을 줄이는 대신 고정 게스트를 늘려 ‘입담 라인’을 강화하는 경향도 있다. 사회자 2, 3명이 전체 출연자를 세세히 챙기기 어렵기 때문에 소외되는 사람 없이 더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집단 토크쇼의 범주에선 벗어나지만 ‘해피투게더3’(KBS2)이 김준호 허경환 김원효 등 개그맨들을 보조 출연자로 끌어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운데 좌석은 ‘리액션석’으로 분류된다. 이 자리는 특정 인물이 화면에 등장할 때 배경으로 등장하기 쉽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때 리액션이 크고 화려한 게스트를 집중적으로 배치한다. 졸거나 딴청을 피우다가 카메라에 적발되기 가장 쉬운 자리도 이곳이다.
○ 선후배, 친소 관계도 고려해야
모두가 눈에 잘 띄는 첫째 줄을 선호할 것 같지만, 둘째 줄의 가운데 자리도 숨은 특석이다. 리액션만 열심히 하면 카메라에 훨씬 자주 노출될 수 있다. 3월 ‘강심장’에 출연한 ‘빅뱅’ 승리가 이 자리를 일부러 골라 앉았다.
박상혁 ‘강심장’ PD는 “인지도나 스타성이 자리 배치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이지만 연예계 선배나 나이 많은 분을 앞줄에 앉혀 우대하기도 한다. 사적으로 친한 게스트끼리 가까운 자리에 함께 앉히면 재미있는 토크가 잘 나온다”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