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야구 이끄는 김기태 감독
동아일보DB
그런데 그는 기대를 저버렸다. 아직 한 번도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나면 항상 웃는 얼굴이다. “선수들이 알아서 잘하니 내가 할 말이 없네요”라는 게 고정 레퍼토리다. 올 시즌 LG의 신바람 야구를 이끌고 있는 김기태 신임 감독(43·사진)이 그렇다.
‘덕장(德將), 지장(智將), 용장(勇將)…’. 세상에 많고 많은 장수 중 제일은 단연 ‘복장(福將)’이라는 게 프로야구판의 진리다. 해태와 삼성 감독 시절 한국시리즈 통산 10번 우승을 차지한 김응룡 전 삼성 사장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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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야구는 역시 알 수 없었다. LG는 8일 현재 13승 10패로 4위다. 선두 SK와는 0.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대체 LG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신출귀몰한 용병술이라곤 말하기 힘들다. 신개념 4번 타자 정성훈이 ‘거포’로 거듭났고 톱타자 박용택 카드도 성공적이지만 야심 차게 추진했던 리즈의 마무리 투수 전환은 상처만 남긴 채 실패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 부분이 과거의 LG와 달라진 점이다. 예전엔 한 곳에 틈이 생기면 와르르 무너졌지만 요즘은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틴다. 그것도 이처럼 단단한 잇몸이다. 리즈가 물러난 뒷문은 봉중근과 유원상 한희 등이 메우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포수도 그렇다. 방출 선수 출신의 심광호와 2년차 신예 유강남이 마스크를 쓰지만 조인성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고 있다. 투수에선 ‘괴물’ 류현진(한화)을 이긴 최성훈과 이승우 등이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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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이런 팀워크를 만들어 낸 게 김 감독의 능력이다. 스스로 복을 만들어 낸 김 감독. 그를 바로 ‘신개념 복장(福將)’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