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립 5주년… ‘문화유산국민신탁’ 회원들 매달 기부문화재 사들이고 보존-관리… 내달께 기부보험도 선보여
위부터 소설 ‘태백산맥’의 실제모델인 보성여관. 군포 동래 정씨 동래군파 종택. 울릉 역사문화체험관. 경주 윤경렬 옛집. 부산 정란각. 문화유산국민신탁 제공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
경기 군포시 속달로 110번길 20-11의 군포 동래 정씨 동래군파 종택에서는 지난해 가을 첫 국악공연이 펼쳐졌다. 예약하면 24절기에 맞춘 전통농사도 체험할 수 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의 모델인 영국의 ‘내셔널 트러스트’는 1895년 출범해 회원이 380만 명에 이른다. 단체가 관리하는 영국의 성채 400여 곳과 해안의 주요 경관지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매입해 보존 관리한다.
우리나라 문화유산국민신탁의 회원은 2800여 명. 회원들은 매달 1만 원(청소년은 3000원)을 기부한다. 법인이 관리하는 건축물 가운데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가 처음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부터 약 9개월간 거둔 매출은 약 2000만 원.
문화유산국민신탁은 건축문화유산을 △지역의 생활사를 알려주는 공간으로 꾸미고 △현지 인력으로 운영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운영한다는 원칙을 두고 운영 중이다. 울릉도에는 1명이 근무 중이며, 보성여관에는 5, 6명을 현지 채용할 예정이다.
강임산 문화유산국민신탁 사무국장은 “군포 종택의 경우처럼 자신이 소유한 건물과 토지가 개발로 훼손되는 것이 싫다며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기부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일고 있다”고 전했다. 소유주는 기부를 한 뒤에도 그 건물에서 거주할 수 있다. 유지 관리에 필요한 경비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부담한다.
김종규 이사장은 “지난 5년간 가입한 회원들은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도움을 받아 문화유산국민신탁의 뿌리를 튼튼하게 할 청소년과 개인 회원 배증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