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 “李에 잘해보라 덕담만”… 朴 “李, 원탁 의견이라 전해”李측 “朴, 적극적으로 해석”
백낙청 명예교수
백 교수는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원탁회의가 당내 일에 월권한 것으로 비쳐 당황스럽다”며 “계파 싸움을 비판하고 야권이 선거연대를 하라는 원칙적인 말은 해도 당직을 누가 맡고 어떻게 배분하라는 제안은 원탁회의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원탁회의도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원탁회의는 민주당의 내부 경선과 관련한 논의를 한 바 없으며 25일 원탁회의 오찬도 그런 논의를 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26일까지도 백 교수는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의 주요 제안자로 여겨졌다. 박 최고위원이 이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 고문이) 25일 원탁회의 20여 명과 많이 논의한 끝에 원탁회의의 공동 의견을 전해 줬고, 나도 확인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 고문도 박 최고위원의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
광고 로드중
백 교수는 “이 전 총리 주위에 앉은 일부 멤버가 ‘어 좋겠네, 잘해봐라’는 격려성 덕담을 건넸지만 누가 당대표가 되고 원내대표가 될지를 참석자들이 얘기할 성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 상당수는 역할분담론을 들어보지도 못했다. 원탁회의 멤버인 박재승 변호사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종 자리를 지켰지만 그런 얘긴 없었다”며 불쾌해했다.
▼ 백낙청 “박지원에게도 원탁회의 제안 아니라고 밝혀” ▼
백 교수는 “박 최고위원에게도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나중에 박 최고위원과 통화해 ‘원탁회의가 그렇게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자 박 최고위원이 ‘이 고문이 그렇게 말했다’며 (책임을) 미루더라”고 말했다. 그는 “박 최고위원에게 ‘원만하게 잘하라’란 말은 했지만 그 해법은 정치인들이 찾아야지 내가 제시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고문 측은 “이 고문이 원탁회의 참석자들에게 구상을 얘기하니 대체로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이어서 그런 분위기를 전달했는데 박 최고위원이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 같다”고 책임을 돌렸다.
광고 로드중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