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紙, 왕리쥔 폭로내용 보도 “청산가리 물 강제로 먹이고 뱉어내자 더 많이 우겨넣어”
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 씨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씨가 독살당할 때 현장에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시 공안국장이 2월 6일 청두(成都)의 미국 총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시도하면서 미 외교관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폭로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구 씨는 작년 11월 충칭의 한 호텔에서 부하들을 시켜 헤이우드 씨의 입에 강제로 청산가리(시안화칼륨)를 탄 물을 집에 넣었다. 헤이우드 씨가 이를 뱉어내자 구 씨 측은 다시 더 많은 양을 입에 우겨넣어 결국 사망하게 만들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영국 더 타임스는 “남자들이 헤이우드 씨가 움직이지 못하게 바닥에 눕힌 뒤 목을 눌러 기도를 연 후 청산가리를 부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당시 상황을) 들어보니 정말 으스스했다”고 말했다. 왕리쥔 국장이 이처럼 헤이우드 씨 독살 당시의 정황을 생생하게 재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공안국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호텔 객실 바닥에 남아 있던 청산가리 샘플을 채취했기 때문이다. 이 샘플은 헤이우드 씨가 뱉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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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5일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는 소문이 도는 저우융캉(周永康)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전날 공개석상에서 한 발언을 자세히 전했다. 그가 건재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