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佛대선 1차투표 17.9% 획득… “우리가 대안세력” 총선 자신감 피력 르몽드 “새 정권서 野 지도자 야심… 결선서 사르코지 지지하지 않을 것”
22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44) 국민전선(FN) 후보가 17.90%를 득표해 다음 달 6일 치러질 결선투표의 최대 변수가 됐다. 프랑스 언론은 23일 “1차 투표의 승리자는 프랑수아 올랑드와 르펜”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르펜 후보의 득표율은 2002년 1차 투표에서 부친 장마리 르펜이 얻은 16.86%보다 높고 2007년 대선에서 부친이 얻은 표(10.44%)의 두 배에 가까운 역대 최고 수치다.
르몽드지는 FN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르펜은 새 정권에서 야당의 지도자 역할을 하겠다는 야심을 가졌다”며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패배를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N이 장기적으로 집권 사회당에 맞서는 제1 야당의 역할을 하려면 사르코지 대통령이 떨어지고 총선에서 대중운동연합(UMP)의 위상이 추락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어 이 신문은 르펜 후보가 2017년 대선에서 올랑드 후보에 맞설 야당의 대표 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르펜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는 다음 달 1일 파리의 오페라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뜻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르코지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르펜 후보는 “프랑스 국민을 배신한 사르코지의 재선은 어렵다”고 말했다.
22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르펜 후보 지지표의 55∼60%가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가고 18∼20%가 올랑드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5위를 차지한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 지지표 중에서는 33∼35%가 올랑드 후보, 32∼35%가 사르코지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FN과 중도파의 지지가 절실한 사르코지 대통령에게는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한편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올랑드 후보는 22일 밤 “22일은 21일과 다른 날이다. 국민은 투표로 사르코지 정권 5년을 심판했다”며 “5월 6일 아름다운 승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당사가 위치한 국회 인근의 솔페리노가는 밤새 축제의 도가니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파리 5구의 한 강당에서 “이제 결정적인 순간이 왔다. 완전히 새로운 유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