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산업부 기자
▶본보 23일자 B2면 고졸채용, 올해 큰 장 선다
‘작년보다 고졸 채용을 얼마나 더 늘리겠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을 평균해 보면 5.2%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인 2.3%보다 부쩍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기업들은 “지난해보다 고졸자 채용을 6.9% 확대하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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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고졸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한 만큼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 신규채용 예상증가율(2.4%)이 지난해(4.5%)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경총 측은 “꼭 대체효과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상식적으로 영향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반응을 보인다. 이 조사에서 올해 대졸, 고졸을 모두 합한 전체 신규채용 예상증가율은 3.3%였다. 지난해(3.7%)보다 낮다.
결국 답은 다시 ‘성장을 통해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것으로 돌아온다. 고졸은 고졸대로, 대졸은 대졸대로 채용이 늘어야 한다. 그런데 설문에 응한 기업 중에는 “상황이 너무 안 좋아 채용을 오히려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답한 곳이 많았다고 한다.
한국경제가 최근 수년간 선방했다는데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겠고, 대기업 실적은 연일 최고라는데 그 온기(溫氣)가 밑으로 전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 보니 성장은 쏙 들어가고 분배가 화두다. 올해 총선에서도 성장을 얘기하는 정치인은 거의 없었다.
사실 ‘성장은 가진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없는 사람이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더욱 중요하다’. 따옴표 속 문장은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최근 펴낸 책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에서 한 말이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복지, 사회정책, 사회적 일자리, 일자리 나누기로 될까요? 그런 정도로 우리 경제를 성장시키고 국민이 원하는 소비수준을 지킬 수 있을까요?”라고 묻기도 한다. 여전히 고민해야 할 문제인데 성장 담론을 꺼내면 눈총을 맞을 듯한 사회 분위기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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