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 기자
사천시의회 의원 9명은 13일 인도와 네팔 여행을 떠났다. 수행 공무원은 의회 사무국장 등 6명. 이들은 3000여만 원으로 불교유적지와 생태마을 등을 둘러보고 23일 귀국한다. 합천군의회 의원 8명과 사무국 직원 7명 등 15명은 16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을 다녀왔다. 지역 주민들은 최근 갑작스러운 강풍으로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이다. 동행하는 공무원은 왜 그리 많은지….
아우에게 지고 있을 형이 아니다. 경남도의회 한중친선연맹 소속 도의원 11명과 공무원 5명 등 16명은 공식 여비만 1500만 원을 들여 17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저장(浙江) 성의회와 상하이(上海) 등지를 다녀왔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중국 여행을 했다.
광고 로드중
앞서 경남도의회 사무처장과 운영특별전문위원실 수석전문위원 등 6명이 1800만 원을 들여 유럽으로 떠났다. 이들은 11일 동안 루마니아 불가리아 이탈리아 프랑스 등 7개국을 둘러봤다. 공무원만으로 해외여행단을 꾸린 것은 이례적이다.
경남도의회 관계자는 “주로 견학이며 비용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원이 너무 많고 관광지 중심으로 일정을 짠 것 아니냐”는 질문엔 입을 다물었다. 이렇게 대규모로 경남도의회를 찾아온 외국 지방의회가 언제 있었는가. 경남도의회는 올해 여비 1억 원을 들여 상임위별 해외여행을 따로 할 예정이다.
요즘 지방자치단체마다 재정난으로 비상이다. 공무원 급여 인상분을 반납하는 곳도 있다. 경남도 역시 형편이 넉넉지 않다. 무엇보다 경남도는 최근 몇 년 사이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뇌물이나 청탁을 받는 것만 문제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혈세(血稅)로 불리는 국민 세금을 올바르게 집행하고 아끼려는 자세, 그것은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공복의 기본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