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카타르-이라크 등 IT진료에 큰 관심
외국 환자들 “고마워요, 코리아” 선천성 기형이나 화상 등으로 자국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던 외국인 환자와 가족들이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12’에 참석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정부는 해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 의료기술이 좋다” “한국에서 치료받아도 안전하다”는 점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른바 ‘신(新)의료한류’라는 의료 수출에 타깃을 맞췄다. “한국 의료시스템을 통째 배우고 싶다”며 관심을 보이는 국가들이 늘었다. 이번 행사에는 36개국에서 정부 관료와 바이어들이 찾아왔다.
대표적인 국가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이라크다. 아랍에미리트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는 병원 정보기술(IT)이다. 대다수 국내 병원이 도입한 통합의료정보시스템(EMR)과 처방전을 전자로 발급하는 시스템(e-scription)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자차트를 통해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어떤 약을 처방받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
중동 국가들의 고민은 ‘당뇨병 환자 관리’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데다 날씨가 더워 사람들이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병원까지 멀고 가기가 쉽지 않아 당뇨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다. 중동 출신 참가자들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U-헬스’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컴퓨터나 화상전화를 통해 환자들이 좀 더 쉽게 당뇨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환자 송출 계약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4개 병원과 환자 송출 계약을 한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보건청은 더 많은 병원과 계약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현재까지 환자 4명이 치료를 받고 돌아갔으며 한 명은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명이 다음 달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환자들의 치료 결과가 좋은 만큼 앞으로는 여성 질환과 관절척추 분야 환자들도 보내고 싶다는 게 아부다비 측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암, 선천성 기형 환자를 한국으로 보냈다.
이번 행사 기간 중인 18일 의미 있는 기념식이 열렸다. 한국 정부의 후원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6개국 환자 15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
한강성심병원에서 화상 치료를 받은 필리핀 소녀 마이카 양(11)은 “이렇게 치료받을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이카 양은 4세 때 친구들과 불장난을 하다 온몸에 불이 붙어 크게 화상을 입었다. 몸이 점점 딱딱하게 굳는 증상 때문에 7년간을 고생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