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린턴, 당시 시청 상황 설명
지난해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각료들이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모습. 놀란 표정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맨 앞 오른쪽)이 특히 화제가 됐다. CNN 웹사이트
클린턴 장관은 11일 미 해군사관학교 연설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 “당시 35분 동안 그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숨도 쉬지 못했다. 피를 말리는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 맞은 긴박한 순간은 네이비실 요원들을 태우고 빈라덴 거처에 침투한 헬리콥터 중 한 대의 후미가 어딘가에 박혀 꼼짝달싹 못하던 때”라고 밝혔다. 당시 헬리콥터와 본부의 통신 두절로 요원들의 움직임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깜깜한 화면이 몇 분간 지속돼 모두 숨도 못 쉴 지경이었다는 것. 클린턴 장관은 자신의 놀란 모습도 아마 이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시 후 통신이 재개되고 “빈라덴을 사살했다”는 메시지가 들리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고 했다.
이후 위험하게 박혀 있는 헬리콥터를 폭파하기 위해 거처에서 파키스탄 여성과 아이들을 대피시키고, 빈라덴 시신을 수습해 나오고, 후속 헬리콥터가 현장에 도착하는 등 여러 상황이 한꺼번에 돌아갔다.
결정적으로 피를 말린 긴장의 순간은 빈라덴의 시신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 요원들이 DNA 조사를 하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때였다. “맞다”는 얘기가 들려온 순간 오바마 대통령은 벌떡 일어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상황실을 떠났다고 클린턴 장관은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