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삼성화재가 3연승으로 시리즈를 마칠 것이라고 했다. 이유는 충분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7일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챔피언결정 1차전까지는 한 달의 여유가 있었다. 반면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주포 마틴이 어깨를,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곽승석이 발목을 다쳤다.
그래도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벼랑 끝에 몰린 대한항공이 반격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1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5전 3승제의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삼성화재를 3-1(25-21, 25-18, 22-25, 25-23)로 누르고 팀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대한항공은 마틴이 양 팀 최다인 39점을 올렸고 김학민 10점, 이영택 9점, 곽승석이 8점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지난 정규시즌에서 우승하며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삼성화재에 4연패(당시는 7전 4승제)로 무릎을 꿇었다. 반면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시작된 삼성화재의 포스트시즌 연승 행진은 ‘10’에서 멈췄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서브가 좋아 경기가 잘 풀렸다. 한선수의 세트도 포스트시즌 들어와 가장 좋았다. 안방에서 상대가 축포를 터뜨리게 할 수는 없다. 최종 5차전이 열리는 대전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오늘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만 앞섰다. 1세트에서 가빈이 너무 흥분했다. 상대도 잘했지만 우리 리듬이 전혀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4차전은 12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