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은 1일 수협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우리 어민들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이 수협 창립 50주년(4월 1일)을 맞아 지난달 28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중 FTA 관세인하 협상 대상에서 수산물을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연간 5100만 t의 수산물을 생산하는 세계 수산 1위 국가다. 반면 우리나라의 생산량은 중국의 6.4%에 불과한 330만 t이다. 매년 중국과의 수산물 교역에서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은 “서해를 함께 쓰는 우리와 중국은 잡는 어종이 비슷한 데다 거리가 가까워 FTA가 체결되면 중국산 활어가 그대로 들어올 것”이라며 “미국이나 칠레에서 냉동 수산물을 수입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이어도 문제도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도는 수중 암초가 많아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면적이 상당히 넓기 때문에 중국과 협상할 때 한 뼘이라도 밀리면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어선이 우리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서 벌이는 불법조업을 막기 위해서는 포획물도 압수하는 강경책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에 벌금을 물릴 뿐이다. 이 회장은 “벌금을 내더라도 포획물을 팔아 얻는 수익이 더 많기 때문에 중국 어선들이 자꾸 들어오는 것”이라며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내 수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수협이 준비하고 있는 사업도 소개했다. 올해의 역점 사업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현대화하고, 산지거점유통센터(FPC)를 여는 것이다.
FPC는 수산물 경매·가공·상품화 작업을 한꺼번에 하는 곳이다. 지금까지 어민들은 잡은 고기를 경매시장에 넘길 뿐이었지만 앞으로는 FPC에서 수산물을 1차 가공해 보관기간을 늘리고 학교나 공공시설에 단체공급도 하며 직접 유통할 수 있게 하자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FPC가 활성화되면 유통단계가 줄어 소비자도 더 싸게 수산물을 먹을 수 있다”며 “올해 2곳을 시범 개장하고, 2015년까지 20곳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