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4번 타자 이대호의 공을 노려보는 눈매가 날카롭다. 30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1-3으로 뒤진 9회 무사 2루에서 이대호가 상대 마무리 투수 브라이언 폴겐버그와 대결하고 있다.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사히신문 제공
이대호는 전날 훈련을 마친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도 타격 3관왕을 해볼까요”라는 말을 꺼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의도도 있지만 2010년 한국에서 전인미답의 타격 7관왕을 달성했던 그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였다. 이대호는 또 “오랫동안 기다렸다. 개막전을 대비해 몸을 만들어 왔다”고 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한결 나은 타격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였다. 이대호가 무엇보다 중점을 둔 것은 바로 타점이다. 4번 타자가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기 때문이다. 그는 “타점이 먼저다. 하지만 필요할 때 홈런도 보여주고 싶다”며 욕심을 내비쳤다.
이날 이대호는 경기 전 긴장한 기색이 엿보였다. 가끔 자신을 향해 몰려 있는 카메라를 향해 웃음을 보이기도 했지만 배팅 훈련 때 마음먹은 대로 타구가 뻗어가지 않자 “아!” 하며 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후쿠오카=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