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편안한 파자마 패션을 선보인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왼쪽)와 포멀한 재킷에 파자마 스타일 팬츠를 매치한 폴 스미스. PFIN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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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두 번씩, 한 시즌을 앞서 다가올 패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선보여야 하는 디자이너들은 언제나 새로운 영감을 찾아 나선다. 지중해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기도 하고 과거 유행했던 스타일 혹은 과거 특정 시대의 대표적인 디자이너가 제안했던 룩을 재해석하기도 한다. 또 특정한 예술가의 철학이나 작품을 빌려와 컬렉션에 녹여내기도 한다. 하지만 패션은 돌고 돈다고 하지 않는가. 혁신적인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지역과 시대, 예술작품이 아직도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아이템에 눈길을 돌렸다.
우리가 입는 옷 중에서 가장 편안하고 익숙하지만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잘 보여주지 않는 그 옷, 바로 파자마다. 파자마는 헐렁한 셔츠형 윗옷과 통이 넓은 바지로 된 잠옷을 가리킨다. 침실 속 숙면을 위한 파자마가 2012 봄여름 디자이너 컬렉션에서는 ‘파자마 드레싱’이란 이름을 달고 소개되면서 멋쟁이들이 즐비한 패션 거리와 사무실 패션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실 파자마 패션은 약 2년 전부터 유행의 조짐이 보였다. 밭일할 때 입고 나갈 법한, 통이 넓고 밑단이 고무줄로 처리된 ‘몸뻬 바지’가 좀 더 슬림하고 가벼운 저지 소재와 접목되면서 캐주얼 웨어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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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거리로 입고 나가기 어색한 파자마를 어떻게 스타일링해야 할까. 많은 디자이너는 테일러드 재킷, 셔츠 같은 포멀한 단품과의 믹스매치를 강조한다. 사진의 2012년 봄여름 폴 스미스 컬렉션에서는 파자마 팬츠에 블랙 재킷과 태슬 슈즈를 매치해 오피스에서도 활용 가능한 패션을 선보였다. 좀 더 성숙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통이 넓은 파자마 팬츠에 하이힐을 신고 긴 니트톱을 매치해 길고 슬림한 실루엣을 연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옷이 얇고 유연한 만큼 하이힐과 각진 형태의 클러치로 균형감 있고 고급스럽게 마무리하는 게 좋다.
나긋한 실루엣의 파자마 드레싱은 도심에서 여유와 휴식을 찾는 현대인을 위해 디자이너들이 새롭게 제안한 ‘선물’이다. 오래 인기를 끈 스키니와 레깅스에서 벗어나 올봄에는 파자마 입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김현진 PFIN 스타일피쉬 스타일큐레이터
www.stylefis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