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채취? 헌혈방식이라 하나도 안 아파요”
전남 나주 동신대 경찰행정학과 3학년 김지인 씨(21·여·사진)는 지난해 말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www.kmdp.or.kr)의 전화를 받았다. 김 씨와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가 나타났는데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수 있겠느냐는 확인 전화였다. 또 협회는 “김 씨가 국내 3000번째 기증자”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씨는 대학 1학년 때인 2010년 6월 교내에서 열린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에 친구 3명과 함께 참여했다. 언젠가 자신의 골수를 필요로 하는 난치병 환자에게 조건 없이 생명을 나누겠다고 결심하고 기증 서명을 했다. 조혈모세포는 백혈병과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암 환자의 완치에 반드시 필요한 조직으로, 타인 간에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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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매 중 막내인 김 씨는 “처음엔 골수를 채취하는 줄 알고 많이 아플까 봐 걱정했는데 헌혈 방식이어서 하나도 아프지 않고 후유증도 전혀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며 “기증을 만류한 부모님도 이제는 좋은 일을 했다며 격려해 주신다”며 웃었다. 경찰관이 꿈인 김 씨는 1학년 때부터 우수 학생으로 선발돼 대학이 기숙사비와 특강비 등을 전액 지원해 주는 인재육성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금까지 10번 정도 헌혈했다는 김 씨는 “우리 주위에 백혈병과 같은 난치병으로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며 “앞으로 헌혈이나 추가 기증 활동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