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진 베이징 찾아가 면담
CJ그룹은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 직후 이관훈 CJ㈜ 대표 등 CJ그룹 고위 임원들이 세 차례에 걸쳐 이 전 회장을 면담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CJ그룹 관계자는 “소송을 낸 직후 한 차례,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미행사건 발생 이후 두 차례 임원들이 이 전 회장이 머물고 있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이번 소송이 원만히 해결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CJ그룹 측의 이 같은 주장은 이 전 회장이 소송을 내도록 CJ그룹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의혹이 더 확산될 경우 그룹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기 진화를 위해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하고 있음을 적극 알리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CJ의 해명이 삼성을 향한 화해 제스처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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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상속재산을 둘러싼 갈등과 폭로전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흐를 경우 대기업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여론을 악화시켜 양측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CJ 내부에서도 타협점을 찾을 타이밍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재계의 한 관계자는 “CJ와 삼성을 화해시킬 메신저 역할을 할 적당한 내부 인사가 없는 상황”이라며 “두 그룹이 원만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서는 재계 원로나 정치권 등 외부의 중재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맹희 전 회장은 12일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물려준 삼성생명 차명 주식 등 7100억 원대의 상속분 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